영어교육학도, 간호사의 꿈을 꾸다
ListenerH :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히 남편의 학위 및 직장을 위해 미국으로 오신 후, 본인의 커리어를 개발하신 여러 와이프 분들중 첫번째 인터뷰 대상자가 되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많은 여성분들이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미국에 오셨을 때의 커리어에 대해 잠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Ms. Kim: 안녕하세요. 저는 Memorial Herman 병원의 Katy Branch ICU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김순영이라고 합니다. 89학번으로 연세대학교에서 사학 및 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은 후, 동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과정 중에 남편과 도미했습니다. UT에서 FLE 과정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지만, 남편이 공부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잠시 일을 쉬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공부가 끝난 후, 남편의 직업을 따라 Minneapolis로 이주를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영주권을 따기 전이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었습니다.
일을 할 수 없는 시간 동안 경력을 쌓자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습니다. Minneapolis의 한인 센터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쳐 드리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차츰 차츰 경력을 쌓던 중 남편의 일을 통해 영주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계속 자원봉사를 하던 센터에서 제게 Staff 자리를 제안하였습니다. 한인들을 대상으로 Social Worker로 Staff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있던 곳은 겨울에는 4시쯤 어두워지는 곳이었습니다. 이때는 아직 아이도 없었기 때문에 일을 하는 남편이 나가 있는 긴 시간 동안 딱히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 과정 중에서 우울해지느니 뭐라도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의 일은 처음 시작은 어렵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발을 들여 놓고 나니 새로운 길들이 하나씩 열렸습니다.
H: 많은 한인 여성들이 미국에서 경력 단절로 인한 우울함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경험이 다른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위한 힘이 되어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렇지만 Social Worker에서 간호사로 전직은 어려웠을 것 같은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Ms. Kim: 인생의 전환점은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찾아 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의 한 집사님께서 저희 부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그분들과 크게 교류가 있던 상태가 아니었는데도, 남편이 교회 음향 부서에서 봉사를 하는 것을 아시고 함께 음향 기기 이야기를 하시고자 부르신 것입니다. 초대해 주신 집사님 내외분은 마취과 의사 부부였는데, 식사 중 스치듯 미국에서 간호사가 참 좋은 직업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한 뜻이 있다면 한 번 시작해 보라고 권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의료 계통 직업에 대한 호감이 있었지만, 한국 교육 과정의 특성상 수학이 자신이 없어서 문과를 선택했었던 제게 마음을 울리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날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집으로 돌아와 열심히 간호사가 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쉽지 않았던 간호 공부
H: 이미 영어 석사 학위 과정도 있는 상태에서 전공을 바꿔 다시 공부를 하시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렵지는 않으셨는지요?
Ms. Kim: 미국에서 간호 공부를 하는 길은 표에서 보는 것처럼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Technical College 수업을 들은 후, Assistant 자격을 획득한 후, 노인 요양원에서 실습을 통해 다음 학위 과정을 위한 Pre-requisite 학점을 이수하였습니다.
간호학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선수강을 해야 하는 과목들이 있습니다. 보통 Pre requisite이라고 부르는데요,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면서 필요한 과목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Anatomy and Physiology(해부학), Chemistry, Bio-chemistry, English, Psychology, Micro-Bio와 같은 과목들이 해당됩니다. 1년 반 동안 이런 과정들을 들은 후 RN 과정에 지원을 하려던 중에 남편이 Georgia Tec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H: 지역을 옮기셨으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셨겠네요?
Ms. Kim: 사실 많은 여자들이 본인의 Career 보다는 남편의 여건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었습니다. 다행히 간호대는 미국 전역 어디에나 있었고, 제가 들었던 Prelec 과목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꽤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을 옮기면서 2년제 학교 보다는 4년제 학교로 진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를 받아 4년제로 진학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년 동안 Prelec 과정을 마무리 한 후, BSN 과정에 입학을 하여 3년 동안 공부한 후 BSN 학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Nursing 과정은 생명을 다루는 공부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학사 관리를 하게 됩니다. 전체 과정 중 두 과목에서 B 학점 미만의 점수를 받게 되면 자동적으로 과정에서 Out 되며, 다시 처음부터 시작을 해야 합니다. 또한 Medical Surgical (외과), 소아과, OB-GYN (산부인과), 정신과 4과정을 모두 Fail 없이 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저는 Final 시험을 앞두고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으로 인해 ER까지 다녀올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고생 속에서도 한번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고,공부 자체는 즐겁게 하였습니다.
마지막 학기에는 제가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막달까지 병원에서 실습을 하였고, 산후 조리 중에 공부를 해서 졸업 시험을 봤습니다. 그렇지만 졸업 시험을 본다고 공부가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5월에 졸업을 하고, 7월에 NCLEX 라는 미국 간호사 자격 시험을 치고 정식 간호사 자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취업 기회가 있는 간호사 Job
H: 처음 일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Ms. Kim: 보통 많은 병원에서는 경력직 간호사를 선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일을 시작하는 간호사는 Job을 구하기 어려운 편이지요. 많은 Entry들은 학업 중에 실습을 했던 병원에서 일을 시작하는 편입니다. 저 역시 임신 막달까지 일을 했었던 병원에서 실습 마지막 날 구두 offer를 받았고, 졸업 후 찾아가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Atlanta에 있는 Well-Star 병원 외과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5년 정도 근무를 했을 때 다시 남편이 University of Houston에 교수로 직장을 옮기게 되어, 저 역시 다시 직장을 옮겨야 했습니다. 미국은 주마다 각기 자기네 주의 Board of Nursing이 있어서 그곳에서 그 주에서 일할 수 있는 면허를 주게 됩니다. 다른 주로 이사를 가게 되면, 새로운 지역의 보드에서 그 주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저 역시 텍사스로 온 후, 텍사스 보드의 면허를 다시 발급받았습니다. 조지아주의 면허 역시 유지하고 있어, 두 주에서 모두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텍사스로 지역을 옮긴 김에 새로운 부서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Houston 지역의 각 병원 ICU 파트로 지원을 하였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들에 비해 지역 제한이 없는 편입니다. 저 역시 텍사스 면허 취득 후에 휴스턴에서 어렵지 않게 job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을 옮긴다고 해도 그간의 경력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디든 가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Self-Time Managing / 만족할 만한 수준의 월급
H: 일하는 시간이나 월급과 같은 구체적인 업무 환경에 대해 궁금합니다.
Ms. Kim: 한국과 마찬가지로 환자를 돌보는 일은 24시간 동안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곳의 간호사들도 교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근무 시간 및 요일을 유동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병원마다 다양한 근무 조건이 있기 때문에 내 상황에 맞는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편입니다. 어떤 병원은 간호사들이 3교대로 업무가 돌아가기도 하지만 어떤 병원은 본인이 일을 하는 시간대를 정하면, 따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그 시간대에만 근무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미리 일을 하는 날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스케줄 관리가 Flexible 한 편입니다.
또한 하루에 12시간, 1주일에 3일의 근무 시간을 채우게 되면 Full time Worker로 인정받게 되어 다양한 베네핏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주말에만 일을 한다고 하면 주당 24시간만 일을 해도 Full time Worker로 인정을 해주는 병원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본인의 여건에 따라 하루 내지는 이틀만 근무를 하는 Part time으로 근무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페이는 시간 베이스로 받게 됩니다. 또한 일을 하는 시간에 따라 적용이 되는 기본 급여도 다르게 되는데, 저희 병원 같은 경우는 표와 같이 시간대에 따라 시간당 페이가 달라지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시작은 base pay 기준으로 $22/hour로 했고, 지금은 경력이 쌓여 $37/hour의 페이를 받고 있습니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간호사들은 미국 평균으로는 $45-$50/hour 정도로 받게 되고, 지역에 따라서는 $100/hour인 곳도 있습니다. 또한 본인의 여건에 따라 오버타임 근무를 통해 더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분은 한 병원에서 은퇴를 해서, 연금 및 펜션 그리고 보험 혜택까지 모두 받으면서 다른 병원에서 다시 Part time으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Double income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고된 일 / 사람들의 편견이 가장 큰 어려움, 정확한 Communication 능력 필수
H: 다양한 장점이 있는 직업이지만,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Ms. Kim: 어려움이 없는 직업은 없지요. 한국에서는 당연히 보호자가 하는 일도 미국에서는 간호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배변 처리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이동 보조와 같은 일들처럼, 몸이 고된 업무가 상당히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간호사들이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와 같은 직업병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함께 일하는 의사들의 간호사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나, 간호 일 자체를 쉽게 생각하고 말을 하는 사람들의 편견 역시 이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정확한 Communication 능력은 필수적입니다. 응급 상황에서는 의사의 전화 지시를 통한 처치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만약 제대로 알아 듣지 못한다면 환자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늘 긴장하고 확인하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소명 의식을 갖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H: 들을수록 매력적인 직업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간호사를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Ms. Kim: 예전과는 달리 간호사에게 H비자 혹은 영주권을 스폰서 해주는 경우가 많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본인의 신분을 해결할 방법을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니만큼 처음부터 차근차근 끈기를 갖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바닥부터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하다 보면 포기하지 않는 이상 본인이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간호사라는 직업을 쉽게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쉽게 보고 시작하지만 막상 들어와 보면 학업을 마치기도 힘들고, 일도 고되기 때문입니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생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일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좀 더 쉽게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H: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늘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미국 취업 > 휴스턴 취업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노코필립스 Eagle Ford 자산팀 시니어 엔지니어 홍사현 (0) | 2017.03.28 |
---|---|
Chevron Shipping 시니어 엔지니어 이순택 (0) | 2017.03.21 |
엔지니어 H-1B 비자로 일하기 (0) | 2017.03.19 |
일본계 T사 Mr. 전 Sales Application Engineer (0) | 2017.02.14 |
Itasca Houston. Inc. Staff 엔지니어 이병탁 (2) | 2017.02.06 |